"교도소·공동묘지 넘고"…갖은 역경 속에서도 공사기간 지키는 K-건설

입력 2024-01-29 17:30   수정 2024-01-29 18:03


“교도소와 공동묘지, 쓰레기 매립지를 지나면 우리 기술로 짓는 발전소가 나오죠.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공사 기간을 지킨 건설회사는 우리밖에 없습니다.”(포스코이앤씨 파나마 현장 관계자)

중남미 현장은 해외 건설 경험이 많은 베테랑 기술자도 기피하는 ‘극악의 난도 공사장’으로 불린다. 이질적인 문화와 열악한 치안 등으로 근로자와 해외 건설사 간 갈등과 인력난이 지속되고 있다. ‘커뮤니티’로 불리는 현지 주민사회의 까다로운 요구도 맞춰야 한다. 이런 역경 속에서도 국내 건설업계는 현지 정부와 지역민의 신뢰를 얻어가며 공정률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 달 방문한 포스코이앤씨의 파나마 가툰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은 발전설비의 핵심인 발전기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장인 콜론 지역은 파나마에서도 치안이 가장 열악한 곳으로 꼽힌다. 전국적인 파업으로 오랫동안 지체된 공사를 재개하는 날이었다. 폭우로 현장은 걷기도 힘들 만큼 진창으로 변했다.


현장 관계자는 “남미 특성상 노조에서 근로자를 차출해 가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정치 시위 때 근로자 60%가 빠져나가는 바람에 발주처인 파나마 정부가 일정 관리에 사정을 봐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포스코이앤씨가 앞서 건설한 LNG 저장시설과 화력발전소는 파나마가 발주한 건설 프로젝트 중 유일하게 공기를 지킨 사례로 남았다. 중남미 현장 곳곳에서 쌓은 현장 관리 노하우가 비결이었다. 새로운 사업이 있을 때마다 발주처가 먼저 찾는 건설사로 자리 잡은 배경이다.


도심 외곽에 있는 파나마 메트로 현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노선이 지나는 8개 지역사회를 모두 설득해야만 정상적으로 공사할 수 있다. 작게는 물 문제 해결부터 지역사회 현안 지원을 위한 각종 요구가 쏟아진다. 앞서 진출한 외국계 건설사는 지역민의 거센 저항과 근로자 시위로 공기를 지키지 못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현대건설의 꼼꼼한 현장관리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중남미 지역사회도 높은 신뢰를 보이고 있다. 모든 현장에는 현지 노동자를 위한 화장실과 세면대, 식수대, 그늘막이 마련돼 있다. 노선이 지나는 지역사회와 소통을 지속해 지역 축제에선 현대건설 임직원이 기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강성 노조와 불안한 치안, 열악한 환경이 모두 겹친 곳이 중남미 시장”이라며 “악조건 속에서도 공사 기간을 지킨 노하우가 지금은 강점이 돼 주요 경쟁 상대인 스페인과 브라질 건설사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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